저는 어렸을 때 책을 많이 읽지 않았어요. 저희 집은 항상 TV가 켜져 있었고, 자연스럽게 책 보다 TV를 보며 유년 시절을 보냈기 때문이에요. 그러다 보니 성인이 된 후에도 책 읽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어요. 살아가면서 이해력이나 표현력이 책을 좋아했던 친구들보다 부족하다고 느낀 적도 있었어요. 그래서 아이가 태어났을 때 다짐했어요. 아이만큼은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다고요. 거실에 있던 TV도 없애고 본격적으로 책 육아를 시작했어요. 주변에서는 "책을 많이 읽어주면 어휘력이 좋아진다", "공부 습관이 잡힌다", "똑똑해진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저 역시 그 말을 믿었기 때문에 아이에게 하루도 빠짐없이 책을 읽어주려고 노력했어요. 잠들기 전에는 꼭 책을 읽어주었고, 주말이면 도서관에 가서 여러 권의 책을 빌려오기도 했어요. 책을 읽어주는 시간만큼은 아무리 바빠도 놓치지 않으려고 했어요. 그 당시의 저는 책을 많이 읽어주면 아이가 자연스럽게 공부를 잘하게 될 것이라고 믿었어요.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습니다
시간이 흘러 아이는 초등학교 3학년이 되었어요. 아이가 다니는 사립초에서는 '책나무 꿈나무'라는 독후활동 숙제가 있었어요. 저는 당연히 아이가 이 활동을 잘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어릴 때부터 책을 정말 많이 읽어줬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아이가 작성한 독후활동 내용을 보면서 어느 순간부터 마음이 복잡해지기 시작했어요. 아이의 글씨를 보거나 글쓰기를 보면 또래보다 특별히 뛰어나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어요. 말하는 모습을 봐도 제가 기대했던 만큼 표현력이 풍부한 것 같지는 않았어요. 그때부터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요.'내가 그렇게 많이 읽어줬는데 왜 그럴까?' 솔직히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게 될 때도 있었어요. 주변에서 책을 좋아하고 글도 잘 쓰는 아이들을 볼 때면 괜히 마음이 조급해지기도 했어요. 아이를 위해 정말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는데 결과가 기대와 다르다고 느껴지니 허탈한 마음이 들었어요. 제가 믿었던 책 육아가 과연 효과가 있었던 걸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어요.
책 육아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아이의 표현력이나 글쓰기를 보면서 한동안은 '내가 놓친 게 무엇일까?', '어떤 부분이 부족했던 걸까?' 하며 스스로를 자책하기도 했어요. 책을 꾸준히 읽어줬고,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는데 기대했던 결과와는 달라 보여서 마음이 무거웠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어요. 책을 읽어준다고 해서 모든 아이가 같은 모습으로 성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거든요. 어떤 아이는 말하기 능력이 늘고, 어떤 아이는 상상력이 풍부해질 수 있어요. 또 어떤 아이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이 더 크게 자라기도 해요. 무엇보다 부모가 기대하는 모습과 실제 아이의 성장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부모의 노력과 아이의 성장이 항상 같은 방향으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었어요. 예전에는 결과만 보며 실망했지만, 지금은 조금 다르게 생각하려고 해요. 눈에 보이는 변화만이 성장의 전부는 아니기 때문이에요.
👉초등 공부맘 생각
요즘도 아이와 '책나무 꿈나무' 독후활동 숙제를 할 때면 조급한 마음이 들 때가 있어요. 제가 기대했던 만큼 잘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 아직도 아쉬운 마음이 생기곤 하거든요. 하지만 아이가 어렸을 때 품에 안고 함께 책을 읽던 시간들을 떠올리면 후회되지는 않아요. 그 시간은 단순히 책을 읽어준 시간이 아니라 아이와 함께한 소중한 추억이자 경험이었기 때문이에요. 결과만 생각하면 실망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 시간 자체는 분명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해요. 비록 제가 기대했던 모습으로 나타나지 않았더라도 아이 안에는 분명 좋은 것들이 차곡차곡 쌓이고 있을 거라고 믿고 있어요. 앞으로는 다른 아이와 비교하기보다 우리 아이의 속도를 믿어보려고 해요. 언젠가 지금까지 읽어준 책들이 아이 안에서 좋은 힘이 되어 나타나지 않을까 기대하면서 말이에요.
"오늘도 아이 교육으로 고민하시는 모든 부모님들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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